추론주의 의미론

철학적으로 언어관을 확립하는 것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맥락주의 언어관이나 명제 분석과 같은 세부적인 입장은 확인해보았으나, 이보다 모르는 것도 많다. 이번에 구한 책이 서강학파 분들도 읽으셨다는 추론주의 의미론을 소개한 저서인데 의사소통의 관점에서 서술적인 언어 사용에 대한 전체론적인 이해 기반을 모색하시는 내용이다.

전체론적으로 볼 때 언어 이해는 구심점이 (1) 절대적 표상이 아닌 (2) 개연적 사용의 맥락에 있고 후자 (2)를 잘 이해한다는 것은 관점적으로 사용된 맥락을 추론한 것이며 저자는 이 구조가 유망하다고 보시는 것 같다. 전체론적으로 옳은 추론이 성립하는 기반을 모색하신다. 서두에 추론주의 언어관 이전의 기존의 이해 방식인 표상주의적 언어관을 소개하고 한계를 논의하신다.

지금 읽는 대목에서 소개되는 것은 럿셀의 고유명 분석의 시원을 제공한 마이농의 언어관인데 그 유명한 비존재의 지시성이라든지 지향성을 지시적으로 해명하면서 일어나는 존재와 존립의 구별을 소개하고 있다. 이 구별을 토대로 형성된 존재함과 존재하는 것의 구별이 고유명에 적용될 때 논리적 분석이나 정식화된 명제에서의 기술구로의 대치를 의도할 때 특정적으로 진리 조건을 만족하지 않아서, 이에 대한 언어철학의 논의가 시작됨을 소개하신다. 즉 확정기술구로 대치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속성으로만 존재하는 것은 비존재의 역설에 부딪히는데 이는 진리 결정이 어렵게 되는 면이 있다는 럿셀의 비판에서 난국이 시작된다. 럿셀이 그 유명한 대머리인 현재 프랑스 왕과 같은 기술구로 고유명 대치를 하는 것의 근원이다. 이로부터 표상주의 의미론은 활기차게 논의된다. 고유명을 기술구로 대치해서 의미가 이어지더라도 속성으로만 존재한다면 그것은 진리를 결정할 수 없는 위장된 기술이라는 이해가 럿셀의 분석에 의해 논의되었다. 핵심은 속성으로만 존재하는 비존재는 진리 결정에 방해가 된다는 이해 조건에 대해서다. 속성으로만 존재하는 비존재 대상은 정말로 진리 결정에 늘 방해가 되는가?

이 경우 우리는 직관적으로 조금만 생각해보면, 속성으로만 존재하는 대상은 늘 문제가 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 대상을 안다. “페가수스”나 “슈퍼맨”은 비존재 대상이지만 속성으로만 존재한다고 해서 문제되는 대상은 아니다. 이들 고유명을 기술구로 다르게 기술하여 속성을 주어진다고 하는 것은 정말로 위장된 것인가? 이에 대해 일상언어에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삼촌과 조카가 대화하는 것은 위장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를 이해하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 서로의 의사소통에서 농담을 하려고 비존재를 채택할 수도 있고, 선물을 사달라고 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적합한 언어 사용으로 생각하는 것은 직관적으로도 옳고 이론적으로도 지지된다.

이 이론들에 대해 이 책에서는 럿셀 이후로 콰인, 브랜덤, 반 인와겐 같은 현대 언어철학자들이 마이농의 이론을 비판하는 논점으로 번안되어 소개해주신다. 브랜덤은 특별히 지칭 의도와 지칭 성공을 구분할 필요성을 제기했다는데, 이는 관점적으로 언어 사용에 의도가 개입됨을 말하며 사용적 맥락을 옳게 추론하는 것이 옳은 언어 이해라는 것, 의사소통이 진행될 때 적합한 이해 구조를 따른다면 잘못된 사용적 맥락도 옳은 사용적 맥락도 분별할 수 있다는 이해 구조가 있음을 말한다. 즉 의사소통의 언어는 투명하고 단일한 절대적 이해보다는 사용적 맥락에 열려 있고 지칭을 하는 의도가 있을 것이다. 이를 인정할 때에도 이상언어적인 이해에서 야기되는 문제인 지칭 성공 여부에 대한 판단도 준수할 수 있다. 즉 지칭 의도에 찬동하고 그것이 서로간에 이해되어 지칭 성공에 이르렀다면 의사소통이 성공하는 구조가 된다는 것. 돌려 말하면 페가수스나 슈퍼맨을 의도하고 말했다고 하더라도 사용적 맥락을 통사나 논리식 환원의 이상언어적 조건만으로 이해하기보다 전체론적으로 판단했다면 옳음의 관점을 만족한다. 이 경우, 지칭 성공이 되었다면 그것은 옳게 추론한 노력에 의해서다.

한편 표상주의 의미론이 상정한 테제인 절대적으로 투명한 언어에 대해 이상언어적인 단일한 이해보다는 유동적인 이해가 추론에 의해 야기되더라도 추론 기반이 무엇인지 살펴보면 진리 분별이 된다. 전통적인 표상주의 분석법은 주어나 술어를 분리해서 이해하는 구조를 갖는데, 이것 즉 통사적인 것에 의존하는 분석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사용적 용법에 따라서는 전체적인 의미를 분별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진다. 추론주의자들이 전체론을 옹호한다면 그것의 의미의 창안은 예컨데 안부 편지였다면 안부 편지 전체의 논지로 이해해서 그것에 대해 살펴보는 노력에서 참이며, 진리 결정은 여전히 가능하다는 논지로 일단 예측해본다. 이 경우 우리는 은어적으로 소통하는 친한 사람들끼리의 소통에서 의미가 이해되는 조건이 무엇인지 궁금해할 수 있고 이를 논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언어 표현만 조건을 갖춘 역차별을 의도한 의도적인 언어의 사용은 전체론적으로 보면 부정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나, (난 이게 인과적으로 중복된 언어성에 의해 일어난다고 본다) 이 경우에도 <지칭 의도>를 살펴보면 지칭 성공인지가 결정되고 사용적 맥락을 토대로 해서 진리 여부가 밝혀지는 논제다. (유해 명제가 언어결정적으로 사람을 구속하는 것에도 해당한다고 본다) 이는 지칭 의도가 관점적이라는데서 성립하는 조건이다. 관점적으로 열려 있는 의미 체계이므로 이상언어적인 이해보다는 추론적으로 맥락을 살피는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이런 제약을 의도한 용법이 아니더라도 동시에 성립하는 또하나의 관점적 찬동의 경우에도 추론적 이해는 적합하다. 일상에서 흔히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에서도 우리는 단어 꼬투리를 잡지 않고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한다. 왜 조카가 “페가수스”나 “슈퍼맨”이라는 단어를 동원해서 말하는지, 어린아이라서 어설프게 말하더라도 삼촌이 그것의 의미를 추론해서 선물을 준다면, 이는 언어라는 의사소통의 기능은 이상언어적인 것보다는 추론적으로 옳게 판단한 것에서 기원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

즉 역차별을 의도한 의도적인 언어의 사용인 유해 명제와 그렇지 않은 소통적인 목적을 구분해야 될 때도 일정한 기준에서 사용적으로 옳은 맥락을 추론한다는게 핵심이고 표상이라는 이상언어에 대한 준수 요구보다는 추론적으로 최소한도로 주어진 전체론적인 기반만으로도 옳으며, 이에 대해 준수하면 의사 소통에 제약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직접 지시가 아니더라도 간접적으로나마 어떤 추론 맥락이 제공될 때 지시한 발언자의 안위를 해하지 않아도 된다. 예컨데 어느 세월호 희생자 가족이 정부 행정을 비판하는 말을 정부 행정가들의 부덕함이나 나태한 일처리로 표현했을 때 우리는 이를 표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들의 심정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한다. 마찬가지로 천안함 폭침 희생자 전사자들의 가족이 정부 방침을 비판한 말을 했을 때도 똑같다. 이는 의사소통이 잘 이루어진 예다. 아무리 비판의 날을 세운 표현이 들어갔다고 해서 그것을 이상언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면 이는 대머리라고 할 때 일일히 머리카락을 한올 한올 세어본다든지, 1미터를 말할 때마다 줄자를 가지고 재어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적으로 이 주제에 대해 여러 철학자들이 논의한 것이 바로 “표상의 언어에서 추론의 언어로” 이행하자는 것이다. 이 경우 유해 명제로 표현된 언어 표현이더라도 의미하는 것이 맥락적으로 옳았다면 찬동하는 기반이 있을 것이고 이 역시도 추론주의 의미론은 보장할 수 있다는 것 같다. (예컨데 생계를 위협받은 일상언어 사용자가 토로한 것이 어떤 알력의 언어라고 해도 인정이 되는 기반)

즉 언어 사용에 대해 이해해야 되는 조건에서 진리 결정을 하더라도 발언자의 언표 부담을 덜어주는 전제 하에서 추론을 하자는 의미도 된다. 즉 학문적인 능력을 지니지 않은 일상언어 사용자들도 옳은 언어 사용을 할 것이고, 이는 절대적으로 투명한 언어적 사용을 전제하기보다 지칭 의도를 살펴서 이해하면 오해가 아니게 될 것이라는 언어 이해의 원리를 살펴보는 목표가 이 책의 저술 의도 같다. 일상언어에 적용할 때 일상언어의 긍정과도 이어질만하다.

이해가 완전하게 된 것은 아닌데 핵심은 이해한 것 같다. 문장이 길게 늘어지고 표현이 간결하지 않아서 조금 집중을 하셔야 할테지만 이해는 되실 것이다.

Author: Ja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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