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들의 일대기를 담은 전기에 대한 상념

한국에서는 인정이 있어야 함을 강조하는 문화였고 서양에서는 허용되던 비판적인 규제적 입장이 드문 나라였기에 학계에서도 일대기를 논구할때는 일대기의 주인공이 되는 인물에게 매우 관대하고 좋은 평가를 하는 분위기가 강했었습니다. 일대기뿐아니라 학문적으로 대상화된 모든 저자들이나 인물들에게 비판을 해야 할때는 일종의 요즘 말로 하면 언어로 쉴드를 쳐놓고 하는 문화가 강해서 1990년대까지도 지속되던 고맥락 사회의 한 문화였죠.

제가 캐나다에 와서 대학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책들을 접하고 놀란 것은 한국과는 다르게 형성된 전기 문화였습니다. 영화로 유명한 The Beautiful Mind와 같이 지성적인 업적을 세운 인물에 대해서도 여러 갈래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화된 문화라 조금 과장된 측면이 있어도 하나의 전기 작가의 창의성으로 인정받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이 자율성이 보장되다보니 저술 동기와 방법의 구성에 의해서는 독자를 기만하기 위해 수학책이나 물리학책에서 일부러 오타를 내서 길게 이어가는 서술이 책 처음부터 끝까지 나와서 골탕먹이는 등의 구성 요소가 끼어들어 전기의 주인공에게 비난을 의도하는 저술도 굉장히 많다는 사실입니다.

사르트르처럼 실존주의에서 두각을 보이고 존재의 안위를 정치적으로도 강하게 의의를 보존해주려고 하는 구명적(rescue) 학자의 경우에도 견제하는 다른 입장의 분들이 음해를 가하는 시도도 되어서 그가 자서전에서 우연적인 서술로 채택한 자유에 대한 논의도 부각해서 해석의 다양성이나 자율성으로 전기나 평전을 쓰는게 최근 한국의 20년 동안의 변화의 훨씬 전에도 허용되던 사회였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러다보니 한국에서는 정소성 선생님의 사르트르 비판이랄지, 사르트르 연구자분들도 논의하시는 사르트르와 보부아르의 동지이자 계약결혼 관계에 대해서도 문헌으로 끌어내리는 활동도 권리처럼 보장받아서 이에 대한 윤리적, 도덕적 함축을 읽어내서 논쟁하기도 하죠. 한국에서는 정소성 선생님과 같은 정신분석적인 입장을 표방하지 않더라도, 2000년대 이후에 주목받은 강준만 선생님의 실명비판이 서구에서는 더 강한 논조와 논리로 이행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마치 PC를 하다가 UEFI로 인해 오작동할때의 억울함과도 연관되어 체험되기도 하는 것의 도서출판 버전이네요.

특히 평소에 구명적(rescue)인 사람으로 알려진 학자에게 이런 연구가 퍼부어지기도 하면 정말로 충격적이기도 합니다.

제가 하려던 말은 일대기를 그려내는 전기 작가들의 명예와 그분들을 긍정적으로 연구하시는 분들의 학문적 진정성의 문제가 되기도 하고 한번 인물을 사장시키는게 아니라, 그가 제시한 윤리적, 도덕적, 실천적 가치를 일거에 무너트리는 사회 파급적인 문제이기도 해서 중요한 작가론의 한 일면이네요.

애드거 앨런 포처럼 정말로 일대기와 저작에서 드러나는 경우에도 충격적인데, 하이데거처럼 해석의 갈래에 애매하게 걸쳐져 있는 경우에는 정말로 치밀하게 준비해서 짜맞추면 글의 내적 정합성 면에서 잘 하면 이게 또 대학 교육에서도 채택되기도 하는군요.

작가론을 토대로 작가의 일대기를 쓸때 저는 최대한 장점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을 지지하는데요.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방법론 같아서 일단 현상을 정리해봅니다. 이게 그냥 읽고마는 재미로 하는 작업이 아니라서 중대한 주제입니다. 사회의 경향성도 정해버리는 무시무시한 작업이죠.

한국도 요즘은 이런 시도가 오히려 더 지배적이고 주류가 된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여기에는 작가론 이외의 분야에서의 의견 일치가 있더라도 드라마나 케이팝이 획일화되듯이 한국에서의 특정성도 있는 것 같애요. 규제가 우선되어 있는 구명의 부담감이 커지면 견제 논리도 발표가 어려워지기도 한다거나 등등요.

오늘 어느 철학자의 책을 읽다가 앞부분에 소개된 저자 일대기 소개글을 읽는데, 엄하지 않은 것 같아 갑자기 생각난 이제까지의 작가론에 대한 생각의 일부를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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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청색공책
청색공책은 프리랜서 프로그래머이자 정보 제공자입니다. 어린 시절의 몸 고생 마음 고생을 이겨내고 활로를 찾습니다. 평소에는 주로 탐구 생활을 하고 있으며 글쓰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관심분야가 특징이구요. 도서관 사서와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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